[필독] 해무안(海霧眼) 절벽 국립공원 탐방객 안전 안내문 해무안 절벽 국립공원을 찾아주신 탐방객 여러분, 환영합니다. 본 절벽은 깎아지른 듯한 150m의 수직 절벽과 웅장한 기암괴석으로 유명하지만, 짙은 해무와 기형적인 해류로 인해 매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추락 및 실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탐방객 여러분의 '온전한 귀환'을 위해 아래의 수칙을 반드시 숙지해 주십시오. 본 안내문을 읽지 않아 발생하는 신체적 훼손 및 영혼의 상실에 대해 공원 관리소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제1항. 탐방로는 일몰 30분 전까지만 개방됩니다. 만약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도 발밑에서부터 비린내를 동반한 짙은 안개가 차오르기 시작한다면, 즉시 걸음을 멈추고 뒷걸음질로 하산하십시오. 등을 보이는 순간, 안개 속에 서 있던 것들이 당신을 '동행'으로 인식하고 등 뒤로 달라붙을 것입니다. 제2항. 절벽 아래쪽에서 파도 소리에 섞여 당신의 이름이나, 일행의 목소리가 들리더라도 절대 난간 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마십시오. 수직으로 깎인 150m 절벽 아래에서 위를 향해 또렷한 목소리가 닿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당신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내려다볼 때 눈을 맞추기 위해 절벽 벽면을 기어 올라오며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제3항. [절대 엄수] 탐방 중 절벽 아래 갯바위나 수면에 추락하여 부서진 시신을 발견하더라도, 절대 112나 해경에 신고하지 마십시오. 구조대나 경찰을 부를 경우, 전파를 타고 그들의 '자리'를 빼앗은 대가로 당신과 출동한 대원들 모두가 새로운 미귀가자로 대체될 것입니다. 시신을 목격했다면 즉시 시선을 피하고, 난간 곳곳에 비치된 붉은색 비상함을 여십시오. 함 안에 있는 검은 잿가루(동물의 뼈를 태운 재입니다)를 한 움큼 쥐어 절벽 아래로 뿌리십시오. 절대 아래를 쳐다보지 말고 눈을 굳게 감은 채, "너의 자리는 그곳이다. 올라올 길은 끊어졌다." 라고 세 번 소리 내어 읊으십시오. 세 번째 문장이 끝난 후, 귓가에서 '첨벙' 하는 소리가 들렸다면 눈을 뜨고 안전하게 하산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만약 눈을 떴을 때, 절벽 아래에 있던 시신이 당신 바로 앞 난간에 거꾸로 매달려 당신을 올려다보고 있다면... 유감입니다. 고통이 짧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제4항. 전망대의 동전 투입형 망원경 중, 동전을 넣지 않았는데도 렌즈 덮개가 열려 있는 것은 절대 들여다보지 마십시오. 무심코 렌즈에 눈을 가져다 대었을 때, 먼바다가 아니라 누군가의 거대한 붉은 눈동자가 렌즈 바로 너머에서 당신을 뚫어지라 마주 보고 있을 것입니다. 비명을 지르지 말고 조용히 뒷걸음질 치십시오. 제5항. 본 탐방로에는 '파란색 리본'으로 표시된 샛길이나 우회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이 파란 리본이 묶인 나무들을 지나 흙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이미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절벽 아래로 아주 서서히 추락하고 있는 중입니다. 바닥에 닿기 전에 제발 환상에서 깨어나시길 바랍니다. 제6항. 절ㅂㅕㄱ ㅇㅏ래는 춥ㅈㅣ 않ㅅㅡㅂ니ㄷㅏ. 파ㄷㅗ가 참 ㄸㅏ뜻합ㄴㅣㄷㅏ. 숨을 ㅊㅏㅁ지 않ㅇㅏ도 됩ㄴㅣ다. 빨리 ㄴㅐ려ㅇㅗ십시ㅇㅗ. 우ㄹㅣㄱㅏ 받ㅇㅏ줄ㄱㅔㅇㅛ. 제7항. 만약 당신이 읽고 있는 이 안내문의 6번 수칙이 잉크가 번진 것처럼 기괴한 문장으로 적혀 있다면, 당장 이 종이를 찢어 씹어 삼키고 양 귀를 세게 틀어막은 채 매표소를 향해 뛰십시오. 그것들은 이미 당신의 등 뒤에 서서 함께 안내문을 읽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산 후 차에 올라탔을 때, 룸미러를 통해 뒷좌석을 확인하지 마십시오. 머리에서 짠물이 뚝뚝 떨어지는 누군가가 안전벨트를 매고 있더라도, 절대 아는 척하지 말고 집까지 안전하게 운전하십시오. 집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당신은 아직 해무안 절벽에 있는 것입니다.